8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— 회복을 기다리는 법

지난 편에서 원인 네 가지를 찾았다. 고치는 건 오히려 쉬웠다. 어려운 건 그 다음이었다. 고친 다음에 뭘 해야 하나 수정을 배포하고 나서 든 생각은 “이제 뭘 하지"였다. 검색엔진의 판단은 즉시 갱신되지 않는다. 여러 크롤 주기를 거치면서 천천히 바뀐다. 그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다.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.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든다. 그리고 손이 근질거리면 대개 새 페이지를 만드는 쪽으로 간다. 그게 제일 눈에 보이는 진전이니까. ...

9월 9, 2026 · Jun Kang

개인 사이트가 구글에서 사라졌다 — 대량 생성 페이지의 대가

개인적으로 데이터 기반 디렉터리 사이트를 하나 굴려보고 있었다. 공공 데이터를 지역 단위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형태였고, 페이지 수는 2만 5천 개가 넘었다. 어느 시점부터 구글 유입이 사라졌다. 확인해보니 유입이 준 정도가 아니라 색인된 페이지가 사실상 홈 하나만 남아 있었다. 네이버와 빙에서는 정상이었다. 구글에서만 통째로 빠진 상태였다. 이걸 진단하면서 알게 된 걸 정리해둔다. 결론부터 말하면, 페이지 하나하나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원인을 못 찾는 종류의 문제였다. 페이지 단위로는 멀쩡했다 처음에는 콘텐츠 품질 문제라고 생각하고 페이지를 뜯어봤다. 그런데 열어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. ...

9월 6, 2026 · Jun Kang

개발을 언제 놓아야 하나

요즘 하루가 이렇다. 아침에 출근해서 회의를 하고, 미팅을 하고, 누가 물어보는 걸 답하고, 결정할 걸 결정하고 나면 오후 다섯 시쯤 된다. 그때부터 내 개발을 시작한다. 이게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. 원래 그랬으니까. 그런데 최근에 들은 조언 두 개가 머릿속에서 계속 부딪히면서 이 하루를 다시 보게 됐다. 두 조언 하나는 행사에서 들은 말이다. 열 명 미만까지는 CTO가 가장 개발을 많이, 잘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. 그 이후로는 반대로 CTO가 가장 잘하면 안 되고, 더 잘하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는 사람이어야 한다고. ...

4월 13, 2025 · Jun Kang

AI가 진짜로 와닿은 순간

올해 말에 생각이 하나 정리됐다. 오래 미뤄둔 문제였다. 안 하고 있었다는 자각 우리는 데이터를 다루는 회사다. 기업, 입찰, 공사, 현장, 뉴스 같은 것들을 모아서 구조화하고 연결한다. 규모로 보면 적지 않고, 실시간으로 도는 파이프라인도 이미 몇 년째 돌고 있다. 그런데 AI는 거의 안 하고 있었다. 이유를 대라면 얼마든지 댈 수 있었다. 인력이 없다, 지금 급한 게 있다, 우리 데이터에 그게 필요한 단계가 아니다. 실제로 그렇게 말해왔던 것 같다. 올해 그 설명이 더는 안 통한다고 느꼈다. 빅데이터를 다룬다면서 AI는 안 한다고 말하는 건, 이제 방향의 선택이 아니라 못 하고 있다는 것의 다른 표현에 가깝다. 그리고 도구가 이 정도로 갖춰진 상황에서 인력이 없다는 건 사실 핑계다. 골라 쓰기만 하면 되도록 다 만들어져 있다. ...

12월 18, 2024 · Jun Kang

석사에 붙고 안 갔다

합격 메일이 왔다. 그리고 안 가기로 했다. 그 결정을 지금 후회하고 있어서 적어둔다. 왜 지원했나 지식을 얻으려고 지원한 건 아니었다. 요즘은 어느 교수의 강의든 인터넷에서 찾아 들을 수 있다. 석사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 자체는 혼자서도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.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. 먼 훗날 해외에서 일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었고, 살다 보면 언젠가 박사를 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. 둘 다 학위가 있어야 문이 열린다. 지금 당장 필요한 게 아니라 나중에 필요할 때 없으면 곤란한 것이었다. ...

12월 27, 2023 · Jun Kang