개발을 언제 놓아야 하나

요즘 하루가 이렇다. 아침에 출근해서 회의를 하고, 미팅을 하고, 누가 물어보는 걸 답하고, 결정할 걸 결정하고 나면 오후 다섯 시쯤 된다. 그때부터 내 개발을 시작한다. 이게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. 원래 그랬으니까. 그런데 최근에 들은 조언 두 개가 머릿속에서 계속 부딪히면서 이 하루를 다시 보게 됐다. 두 조언 하나는 행사에서 들은 말이다. 열 명 미만까지는 CTO가 가장 개발을 많이, 잘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. 그 이후로는 반대로 CTO가 가장 잘하면 안 되고, 더 잘하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는 사람이어야 한다고. ...

4월 13, 2025 · Jun Kang

AI가 진짜로 와닿은 순간

올해 말에 생각이 하나 정리됐다. 오래 미뤄둔 문제였다. 안 하고 있었다는 자각 우리는 데이터를 다루는 회사다. 기업, 입찰, 공사, 현장, 뉴스 같은 것들을 모아서 구조화하고 연결한다. 규모로 보면 적지 않고, 실시간으로 도는 파이프라인도 이미 몇 년째 돌고 있다. 그런데 AI는 거의 안 하고 있었다. 이유를 대라면 얼마든지 댈 수 있었다. 인력이 없다, 지금 급한 게 있다, 우리 데이터에 그게 필요한 단계가 아니다. 실제로 그렇게 말해왔던 것 같다. 올해 그 설명이 더는 안 통한다고 느꼈다. 빅데이터를 다룬다면서 AI는 안 한다고 말하는 건, 이제 방향의 선택이 아니라 못 하고 있다는 것의 다른 표현에 가깝다. 그리고 도구가 이 정도로 갖춰진 상황에서 인력이 없다는 건 사실 핑계다. 골라 쓰기만 하면 되도록 다 만들어져 있다. ...

12월 18, 2024 · Jun Kang

석사에 붙고 안 갔다

합격 메일이 왔다. 그리고 안 가기로 했다. 그 결정을 지금 후회하고 있어서 적어둔다. 왜 지원했나 지식을 얻으려고 지원한 건 아니었다. 요즘은 어느 교수의 강의든 인터넷에서 찾아 들을 수 있다. 석사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 자체는 혼자서도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.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. 먼 훗날 해외에서 일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었고, 살다 보면 언젠가 박사를 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. 둘 다 학위가 있어야 문이 열린다. 지금 당장 필요한 게 아니라 나중에 필요할 때 없으면 곤란한 것이었다. ...

12월 27, 2023 · Jun Kang

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이 없다

요즘 계속 걸리는 게 하나 있다.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이 없다. 이상한 일이다. 회사는 계속 커지고 있고, 다루는 데이터도 사용자도 예전과 비교가 안 된다. 객관적으로 보면 규모는 매년 늘었다. 그런데 내가 기술적으로 나아지고 있느냐고 물으면 자신 있게 답이 안 나온다. 무슨 판단을 하고 있나 며칠 생각해보니 이런 것 같다. 내가 하루에 내리는 기술적 판단의 대부분이 된다 / 안 된다다. 이건 이번 스프린트에 가능하고 저건 어렵다, 이 구조로는 안 되고 저렇게 하면 된다. 회의에서 나오는 질문의 형태가 대체로 그렇고, 나는 그 질문에 답한다. ...

11월 19, 2023 · Jun Kang

첫 강연 전날

내일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한다. 창업 준비하는 팀들 대상이고, 점심 먹고 두 시간이다. 앞의 한 시간은 강연, 뒤의 한 시간은 팀별 자문이라고 했다. 요청을 받았을 때 처음 든 생각은 “내가 해도 되는 건가"였다.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많다. 내가 아는 건 우리 서비스 하나를 몇 년 굴려본 것뿐이다. 책을 쓴 것도 아니고 유명한 것도 아니다. 그런 사람이 앞에 서서 두 시간을 채운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. 거절할까도 생각했는데, 거절할 이유를 대라면 “자신이 없어서"밖에 없었고 그건 이유가 아닌 것 같아서 하기로 했다. ...

3월 11, 2023 · Jun Kang