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을 맡긴다는 것
혼자 만들 때는 몰랐던 게 있다. 내가 아는 걸 상대도 안다고 가정하고 말하고 있었다는 것. 처음 사람을 뽑았을 때 여름에 첫 사람을 뽑았다. 그전까지는 주말마다 내가 붙어서 만들었으니까, 사람이 한 명 늘면 단순히 두 배로 빨라질 거라고 생각했다. 그런데 채용을 결정하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속도가 아니었다. 내가 옆에 없을 때 이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. 혼자 할 때는 막히면 그냥 내가 판단하면 됐다. 이제는 내가 판단할 수 없는 시간에도 일이 굴러가야 한다. 그러려면 판단에 필요한 것들이 내 머리 밖에 나와 있어야 하는데, 그때까지 나는 아무것도 밖에 내놓은 게 없었다. ...